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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빼어난 암봉미를 자랑하는 밀양 백운산

풀과나무산 2013. 4. 27. 09:39

 

호박소

 

빼어난 암봉미를 자랑하는 밀양 백운산/2012. 11. 11

 

11월은 가장 산이 볼품 없는 시기이다.

단풍도 지고, 그렇다고 눈이 내려 설산 등산이 가능한 곳을 찾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소나무가 많은 암릉을 타면서 조망산행을 하는 곳이 좋다.

 

밀양 백운산은 암릉 산행과 마지막 단풍산행도 겸하는 곳으로 찾았다.

산이름 중에서 가장 많은 이름이 백운산이며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도 3개가 포함되어 있다.

영남알프스 최고봉인 가지산에서 밀양 방향으로 빠져 나온 백운산은 단연 절경이지만 바위산이라서 접근이 힘들었다.

밀양시가 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철계단을 만들고 고정로프를 설치한 덕분에 마음놓고 다녀올 수 있게 됐다.

 

4시간의 적당한 산행시간이지만 통상 6시간 정도의 산행과 맞먹는 난이도를 가졌고,

월악과 속리의 암릉을 연상한다면 허풍이 심하다고 할지 모르나 실제 가보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인정하게 된다.

인근의 영남알프스 능선에 가려 있으면서 접근이 힘들었기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이다. 

 

영남알프스 호박소계곡에 위치해서 명품 계곡도 구경할 수 있는 금상첨화의 코스이다.

호박소계곡의 단풍은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니 마지막 단풍산행이기도 하다.

 

 

*산행코스 : 밀양시 산내면 삼양리 호박소계곡 입구 삼양교~호박소~백연사~도로~암릉~백운산

~이정표사거리~이정표삼거리~움막~구룡소폭포~대형주차장(4시간 소요)

 

 

주차장에서 출발하자마자 바로 호박소계곡으로 내려서니 한 시간 전까지 내렸던 가을비에 물소리가 우렁차다.

 

10분이 되지 않아 호박소에 다다른다.

 

계곡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접근이 힘들면 그림의 떡이다. 

 

호박소계곡은 계곡을 따라 바로 곁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만족이 크다.

 

계곡에는 단풍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백연사를 끝으로 계곡을 벗어나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한다.

 

거북 등처럼 갈라진 바위가 많은 길을 따라 급경사가 계속된다.

 

맞은편 영남알프스 재약산은 운무에 가려 있고, 최근 얼음골에서 재약산까지 설치된 케이블카를 타는 지점이 보인다.

 

8부 능선부터 기암이 즐비한 등산길이 시작된다.

 

바위들을 건너고 칼바위 로프길도 지난다.

 

가지산터널은 현재 전국에서 세번 째로 긴 터널이며 중간에 환기구를 밖으로 설치한 곳이 하얗게 보이고 그 위가 능동산이다.

 

언양으로부터 가지산터널을 빠져 나온 도로는 밀양과 청도로 이어진다.

 

뒤를 돌아보니 능동산에서 재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운무에 쌓여 있다.

 

희게 깎아지른 암봉 앞에서 탁 트인 시야로 사방의 단풍물결이 황홀하다.

 

넉넉한 산행시간이라서 여유롭게 경치를 즐기며 간다.

 

밧줄이나 철계단이 없으면 백운산에 오른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래서 백운산을 작지만 큰 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소나무들은 척박한 바위에서 자리를 잡느라 곧은 나무가 없고 모두가 처음부터 가지가 벌어지며 구부러져서 자란 반송이다.

 

비가 내린 탓에 산꾼들이 적어 대형주차장에는 우리가 타고 온 버스만 보인다.

 

가파른 바윗길을 쉬다가 가다가를 반복하니 주능선이 가까워진다.

 

로프를 잡고 절벽을 돌아 주능선으로 접근한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뒤를 따라 오는 산꾼이 중간 암릉에 올라서는 모습이 보인다.

 

가야산 만물상을 연상하게 하는 이런 암릉이 어떻게 육산군락이 많은 이곳에 자리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철계단을 오르면서 가파른 바위경사가 끝난다.

 

갑자기 운무가 발아래로 빠르게 지나간다.

 

운무에 휩싸인 가지산 중봉에서 내려오는 호박소계곡(용수골)이 마지막 단풍빛을 발하고 있다.

 

가끔 운무가 격정적으로 피어 오른다.

 

정상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보인다.

 

얼음골 방향으로는 케이블카가 느리게 운행하는 모습이 자그맣게 보인다.

 

직벽 한 군데를 다시 내려갔다가 마지막 암릉을 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점점 운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전반적으로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암릉이 조화롭게 연결된다.

 

높은 곳은 좀처럼 운무가 걷히질 않는다.

 

그렇게 운무가 짙어지면서 정상에 다다르자 시야가 완전히 가려진다.

 

정상은 너른 반석이고 이곳에서 식사를 끝내자 약한 빗방울도 떨어진다.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지만 시야는 완전히 가려진다.

 

주능선에서 구룡소폭포를 향하니 안개가 걷히고 다시 단풍이 눈에 들어 온다.

 

긴 사면을 타고 흐르는 구룡소폭포이다.

 

폭포도 가을에 흠뻑 젖었다.

 

잘 정리된 너덜길을 지나면 5분 후 날머리인 대형주차장에 도착한다.

 

하산 후 단풍물결 위에 솟은 백운산 능선을 보니 여전히 높은 곳은 운무에 쌓여 있다.

출처 : 바람불고 돛이 팽팽해지면
글쓴이 : 율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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