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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취 임간재배 기술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김만조)

풀과나무산 2016. 11. 16. 15:19

곰취 임간재배 기술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자원연구과 김만조)

 

곰취는 국화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웅소나물로 불리기도 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시베리아 동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주로 잎을 쌈채로 이용하는데 특유의 향과 풍미를 가지고 있어 고급 산채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장아찌, 무침, 튀김용으로 먹기도 한다. 특히 곰취의 잎이 류머티스 관절염, 황달, 성홍열, 간질환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가치가 높다.
최근 웰빙, 로하스 붐을 타고 산림에서 생산되는 산채 등 청정 임산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곰취의 경우 과거에는 자연산에 주로 의존해왔으나 곰취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현재는 일반 엽채류처럼 집약재배 형태로 노지재배와 시설재배를 통해 곰취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밭 재배 곰취는 맛, 향, 식감 등에 있어 자연산 곰취에 비해 떨어지므로 가격 차이가 크다. 최근에 와서 고품질 곰취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수요 증대로 자연산과 유사한 품질을 가진 곰취 생산을 위해 곰취 임간재배 면적이 증가추세에 있으나 임간재배에 대한 연구 자료가 미흡한 실정이라 재배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산림은 1960년대 이후 대대적인 조림과 지속적인 산림관리로 장령림에 접어들어 울창한 숲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숲가꾸기를 통해 임간을 활용하여 산채, 산약초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본고에서는 산지를 효율적으로 이용 가능한 산림복합경영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생태적으로 건전하며, 자연산과 유사한 고품질의 곰취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곰취 임간재배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곰취 임간재배 특성

곰취는 높이 1~2m로 잎은 심장형으로 길이 30~35cm, 폭 40cm까지 자라며, 근연식물로 곤달비, 어리곤달비, 긴잎곰취, 화살곰취, 개담배 등이 있다. 잎 뒷면에 털이 없어 녹색인 곰취와는 달리 은색의 털이 있는 것을 한대리곰취(Lingularia fischeri Turcz. var. spiciformis Nakai)라 하며, 한국 특산종으로 넘취, 부전곰취, 이삭곰취라고도 한다. 한대리곰취는 곰취에 비해 향이 강하고 광이 많은 조건 및 여름철 고온에 대한 적응성이 높으며, 내병성도 강한 편이다.
곰취는 다른 산채보다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많아 수익성이 높은 편이며, 병해충의 피해도 적다. 다만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고산성 식물이어서 여름철 더위에 약하므로 덥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잎이 오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고온으로 인해 생육이 저해되고 종자결실이 불량해진다.
평난지에서 노지재배나 시설재배 곰취의 경우 여름철에 50% 이상의 차광을 하여 재배하고 있으며, 밀식 집약관리로 생산성이 높으나 모주의 노화도 빨리 진행된다. 임간재배의 경우 한 번 정식하면 5년 이상 계속해서 수확이 가능하나, 밀식 집약재배의 경우 3년 이상 경과하면 모주가 죽거나 생장이 크게 감퇴되므로 보통 3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임간재배 곰취는 노지재배나 시설재배 곰취에 비해 식감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우수하여 임간재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곰취 재배의 적정온도 범위는 18~22℃로 여름철에 30℃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면 생장이 현저히 둔화되고 쓴맛이 현저히 증가하므로 임간재배 시 곰취의 생리·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적지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간재배지 조성 및 관리

1. 적지 판정

가. 해발고
곰취의 자생지는 해발 600m 이상이면서 활엽수림 내 토양수분이 많고 공중습도가 높은 계곡부의 사면 및 운무가 잦은 능선부에 군락을 이루어 나타난다. 그리고 해발 1,000m 이상의 햇볕이 잘 드는 고산초원 및 임간 나지 등에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곰취의 임간재배지 선정을 할 때 중부지방의 경우에는 해발 300m 이상, 남부지방은 해발 400m 이상의 서늘한 지역이 적합하다.
나. 지형
곰취는 수분을 많이 요구하므로 계곡부 인근의 토심이 깊고 비옥하며 배수가 양호하고 토양수분이 많은 지역이 적지이다. 사면부의 경우 경사가 완만하고 토심이 깊으며 토양수분이 많은 사면하부 지역이 적합하며, 사면 방향은 토양 및 숲 내 습도가 높게 유지되는 북사면 또한 북서사면이 적지이다.
능선부 및 산정부의 경우 대부분 토심이 얕고 건조하여 부적합하나 지형상 운무가 자주 끼고 낙엽층이 두껍게 쌓인 북향의 능선부 아래 토심은 깊은 지역은 곰취는 물론 참나물 등 음지성 산채류의 적지로 적합하다.
다. 임상 및 임령
수관이 완전히 울폐되어 낙엽층이 두껍고 하층식생이 적은 3영급 이상의 활엽수림이나 침활혼효림이 적지이다. 곰취는 토양산도(pH)에 대한 적응력이 큰 편이므로 3영급 이상의 낙엽송 및 잣나무 인공림도 무방하다. 3영급 이하의 숲 및 수관이 완전히 울폐되지 않아 하층에 관목과 초본류가 무성한 곳은 조성 후 경쟁식생이 번무하므로 부적합하다.
상층부 교목층을 구성하는 수종에 있어 개엽 시기가 늦은 낙엽송, 가래나무, 헛개나무 등의 경우 봄철 늦게까지 임내에 충분히 광이 도달하므로 곰취 등 음지성 산채의 생육에 유리하다. 교목층으로 수분이 많은 곳에 자생하는 물푸레나무, 고로쇠, 가래나무가 자라는 곳이 곰취 임간재배 최적지이다.


2. 임간재배지 조성
가. 재배지 구획
전체 사업지 중 지형, 토양, 상층부 수관의 울폐상태 등을 고려하여 곰취 임간재배에 적합한 계곡부 및 사면 하부 지역을 선정하여 간벌한 후 재배지를 조성한다. 재배지 구획 시 바람에 의한 임내 건조 및 낙엽의 이동을 방지를 위해 임연부 및 능선부의 숲은 천연림 그대로 존치하도록 한다.
나. 작업로 개설
작업로는 노폭 3m 정도로 산록에서 산정 방향으로 연결기능을 위주로 하는 간선작업로를 내고 등고선 방향으로 작업기능 위주의 지선작업로를 개설한다. 곰취 채취 및 재배지 관리 등을 위해 작업통로를 겸한 폭 1m 내외의 소로를 개설한다.
다. 간벌
임상 및 임령에 따라 간벌강도를 달리 적용하는데, 간벌 후 임내 도달하는 광량(상대광도)이 전광의 20~30% 정도가 되도록 한다. 간벌 시 용재로 수확할 미래목을 선정한 후 고사목, 열세목, 피압목 위주로 우선 제거하고 하층의 관목층도 모두 제거한다. 원줄기(주간)가 여러 개이고 수관이 큰 폭목의 경우 제거하면 임내에 넓은 나지(gap)가 생길 수 있으므로 수관을 축소하기 위해 주간 하나만 남기고 제거한다.
임간재배에서는 토양의 양료순환에 의한 임지의 생산성 관리가 중요하므로 토양에 질소를 공급하는 오리나무류, 다릅나무, 자귀나무 등 질소고정 수종은 간벌 시 남겨두도록 한다.
<임상별 간벌 강도>
- 활엽수 천연림 : 2차(35년) 간벌 대상지가 적합하며 잔존본수는 300본/ha 내외
- 낙엽송 인공림 : 2차(25년) 및 3차(40년) 간벌 대상지가 적합하며 잔존본수는 2차 간벌지 600본/ha, 3차 간벌지 350본/ha 내외
- 잣나무 인공림 : 2차(35년) 간벌 대상지가 적합하며 잔존본수는 400본/ha 내외
라. 임내 정리
임내의 소관목이나 맹아지는 모두 제거하고 간벌작업에서 발생한 산물과 함께 구획 경계를 겸하면서 20~30m 간격을 두고 산정 방향으로 일렬로 쌓아 둔다. 간벌목으로 나온 참나무류는 표고 임간재배용으로 활용한다. 표토의 흙이 드러나면 경쟁식생(초본, 관목류)이 발생하여 제초 등 관리비용이 증가하므로 간벌 등 모든 임내 작업 시 낙엽층이 쌓인 표토의 교란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한다.
마. 조성
1) 직파
종자를 가을이나 봄에 파종하는 방법으로 비용은 적게 소요되나 3년 정도 자라야 수확이 가능하다. 하층식생이 거의 없고 낙엽층이 두꺼운 지역에 적합하며, 낙엽층을 걷어내고 등고선 방향으로 줄뿌림을 한다. 하층식생이 많은 지역의 경우 파종 후 맹아 등 경쟁식생이 많이 자라므로 제초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2) 모종 식재
직파 방식보다 비용은 많이 소요되나 활착률이 높고 생장이 빠르므로 수확까지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유리하다. 1년생묘나 포기나누기를 한 분주묘 식재 시 당년에 수확이 가능하며, 2년차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가능하다. 포트묘 식재의 경우 2~3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하며, 본엽이 2~3장 정도 자란 묘를 장마 전후에 심는 것이 활착과 생장에 유리하다.
식재 시 지표면의 낙엽층을 걷어내고 부식된 토양에 모종을 심은 후 주위의 낙엽으로 덮어주어 건조 및 잡초의 발생을 억제하도록 한다. 식재 간격은 경사지의 경우 등고선 방향으로 열을 지어 식재하되, 열 간격은 60cm, 좌우 포기 간격은 20cm 내외로 한다. 계곡부의 비옥한 평탄지의 경우 집약재배가 가능하므로 30cm×30cm 간격으로 밀식하기도 하며, 이때 5열마다 폭 70cm 내외의 작업통로를 낸다.
곰취는 5℃ 내외의 저온에서도 싹이 자라므로 가을에 이식하는 것이 좋다. 봄에 식재할 경우 해동 후 모종을 굴취하자마자 바로 심도록 하며, 이식 기간이 길어지면 반드시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도록 한다.


3. 임간재배지 관리
가. 제초
조성 1년차에는 2~3회에 걸쳐 벌채목 그루터기에서 발생하는 맹아와 초본류를 제거한다. 2년차부터는 연 1~2회 제초작업을 실시하며, 곰취 생장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키가 작은 초본류를 존치시키는 등 다양한 식생이 함께 자라도록 하여 병해충 발생을 억제하도록 한다. 광환경이 좋은 곳은 칡 등 덩굴성 식물의 침입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여 제거한다.
나. 시비
최대한 자연순응의 원칙에 입각하여 인위적인 시비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휴면기에 주변의 잘 부숙된 부엽토를 피복한다. 밀식 집약재배 시 양료 보충을 위해 시비를 할 경우 유기질비료 위주로 시비량을 최소화하여 영양 과잉(특히 질소질 성분)에 따른 병해충의 유발을 경계하도록 한다.
다. 병해충 방제
임간재배에서 해충 피해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나, 밀식 집약재배의 경우 병해로 역병, 균핵병, 점무늬병, 흰가루병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밀식과 영양과잉 상태에서 병해충의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적절한 식재밀도와 최소한의 시비량으로 건전한 생장을 유도하도록 한다. 경계구획 등 식재지 주변에 자생 초본류가 자라도록 방치하여 생태적 방제를 유도할 수 있는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한다.
라. 기타
조성 후 3년 정도 경과하면 상층부의 나무가 자라면서 수관울폐도가 높아지므로 가지치기나 부분적인 간벌을 통해 임내에 도달하는 광량이 적정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수확 및 출하

1. 수확
수확 기간은 5월 초·중순~6월 하순으로 처음에 나온 1~2장의 잎은 두고 새로 나온 잎을 수확하되, 건전한 생장을 유지하기 위해 포기당 3장 이상의 잎을 남겨 두도록 한다. 식용하기에 적당하도록 잎의 크기는 폭 15cm 내외, 잎자루 길이 8cm 정도가 되도록 잘라 수확하는데 가위를 사용하는 것이 뿌리의 흔들림을 줄여 생장에 유리하다. 생육상황에 따라 7~10일 간격으로 2~3회 수확이 가능하다.
6월 말부터는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개화결실이 되면 뿌리의 저장양분을 소모하여 이듬해 생장이 둔화되고 수확량이 감소하므로 꽃대를 제거한다.
2. 포장 및 출하
수확한 잎은 생채로 100g, 200g 또는 1, 2, 4kg 단위로 포장하여 출하한다